여러분은 내 삶에 보험이 꼭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당연히 필요하죠'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계실 테고, '굳이 있어야 하나'하시는 분들도 계실 겁니다. 우리나라에는 외국인들이 정말 부러워한다는 국민건강보험이 있습니다. 이 국민건강보험이 있기 때문에 보험 없이도 의료비를 해결하거나 부담을 크게 덜어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이 내용에 대해서 얘기를 한 번 해볼까 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시중에 나와 있는 보험 상품들이 아예 쓸모없고 가입할 필요가 없다는 것은 아니고 실비나 3대 진단비 보험을 가입하려고 해도 연세가 있어서 가입이 힘들거나 최근 병력이 많아서 가입이 힘들거나 경제적인 이유로 가입이 힘들거나 하는 이런 분들도 계시기 때문에 그런 분들께도 이번 글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 제도는 두말할 필요 없이 정말 잘 돼 있고 한 개인 또는 가족에게 생길 수 있는 재난 수준의 의료비로부터 우리를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공적 지원제도가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는 분들이 많아서 그 내용에 대해 바로 설명드리려고 합니다. 총 세 가지로 나뉘게 되고 가장 먼저 여러분들이 많이 모르시는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

말 그대로 정말 재난 수준으로 엄청난 의료비가 발생했을 때 국민건강보험 공단에 구재를 요청할 수 있는 제도인데요. 이게 생각보다 범위가 넓은데 아마 몰라서 신청을 안 하신 분들도 굉장히 많으실 텐데요. 원래 좋은 제도였는데 심지어 2023년 들어서 지원이 더 확대됐습니다. 먼저, 전에는 내 연소득 대비 내가 내는 의료비 15%를 넘어야, 그러니까 1000만 원을 번다면 150만 원 이상을 의료비로 사용해야 지원 대상자였다면 지금은 10%로 줄어서 100만 원 이상만 의료비로 사용했다면 지원이 가능하고, 2022년까지는 내가 속한 가구에 재산 과세표준액이 5억 4천만 원 이하인 사람만 신청 가능했다면 이제 7억 원 이하로 완화됐습니다. 여기서 과세표준액이라는 것은 여러분이 세금신고를 하는 1년 소득, 즉 연소득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또, 기존에는 입원과 외래를 따로 구분했다면 지금은 모든 질환을 입원, 외래 구분 없이 지원해 줍니다. 지원금 한도도 기존 3천만 원에서 5천만 원으로 확대됐으니까 정말 재난적 의료비 지원사업이라는 얘기에 걸맞게 모든 부분이 강화됐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러면 지원 대상을 한 번 살펴볼게요. 지원 대상에 해당되는 분들이 굉장히 많으실 거예요. 먼저, 기초생활수급자라든지, 차상위계층인 분들은 본인부담 의료비 총액을 80만 원 초과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됩니다.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인 분들은 1인 가구일 경우 120만 원 초과 시 혜택을 주고 2인 가구 이상이면 160만 원을 초과했을 때 혜택을 줍니다. 중위소득이 51%부터 100% 사이인 분들은 본인부담 의료비 총액이 연소득 대비 10%를 초과했을 때 지원을 받게 되고 200% 이하인 분들은 20%가 초과되었을 때 지원받을 수 있으나 100% 초과에서 200% 이하인 분들은 개별 심사를 받으셔야 합니다(출처: 국민건강보험 정책센터_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_제도개요).

지원 대상                                                                                                  출처: 국민건강보험 정책센터_재난적의료비 지원사업
소득수준 의료비부담수준 지원비율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본인부담의료비 총액이 80만원 초과 80%
기준 중위소득 50% 이하 1인가구: 본인부담의료비 총액이 120만 원 초과 70%
2인가구이상: 본인부담의료비 총액이 160만 원 초과
기준 중위소득 50%초과~100%이하 본인부담의료비 총액이 연소득 10%초과 60%
기준 중위소득 100%~200%이하 본인부담의료비 총액이 연소득 20%초과(개별심사 대상) 50%

중위소득이란 국민 가구소득의 중간값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2023년 기준 가구당 중위소득은 이렇습니다. 내가 만약 2인 가구라면 기준이 3,456,155원에 맞춰지는 거죠. 즉, 본인이 여유가 있던 없든 간에 과세표준액이 7억을 넘기지 않고 연간 소득의 10% 이상을 의료비로 썼다면 재난적 의료비지원 대상자라는 겁니다. 이 재난적 의료비 지원 사업은 비급여 의료비까지도 다 지원을 해주긴 하지만 살고 있는 지역이나 어떤 다른 단체에서 지원금을 받았다면 그 부분은 제외해서 줍니다. 또한 실비보험 같은 민간보험, 이것도 수령 예정액이 있다면 차감하고 지원을 해줍니다. 만약 중복으로 받은 게 확인이 되면 안타깝지만 환수를 당하게 되는 거예요. 그래서 이 제도는 내 주변인들 중 큰 병에 걸려서 입원하고 수술을 했는데 실손도 없고 종합보험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분들께 도움이 되니 꼭 알려주시면 좋습니다. 치료받은 병원에서 알려줄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으니까 모르고 계신다면 이 글을 공유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본인 일부부담금 산정특례 제도

두 번째는 본인 일부부담금 산정특례 제도입니다. 주변에 암 같은 중대질환 환자나 난치성 질환 환자분들이 있다면 산정특례 제도를 많이 알고 계실 텐데요. 뇌혈관질환 심지어 심장질환의 경우 수술 하신 분들도 '병원비가 생각보다 왜 이렇게 조금 나왔지?'하고 퇴원했는데 알고 보니까 산정특례를 적용받은 사실을 몰랐었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이 산정특례 제도가 뭐냐 하면 암, 뇌혈관질환, 심장질환, 희귀 질환, 중증난치질환 등 이런 심한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나라에서 치료비의 90% 이상을 지원해 주는 제도입니다. 질환별로 차이는 있는데 암이나 뇌나 심장, 3대 질병이라고 하죠. 이 셋은 95%이고요. 이 3대 질병에 대한 중증질환자 산정특례 내용을 살펴보면 암은 일반암인 (질병코드) C코드뿐만 아니라 유사암에 해당하는 D코드까지도 산정특례 대상이고 산정특례 등록일로부터 5년 간 혜택을 받게 됩니다. 뇌혈관 질환의 경우에는 진단받고 수술까지 받은 경우에 한해서 가능한데 수술일을 포함해서 최대 30일까지 보장받을 수 있고 이 30일은 진료비용이 가장 많이 발생한 구간에 적용 가능합니다. 심장질환도 마찬가지로 수술 시 보장이 가능하지만 수술뿐만 아니라 주사제를 투여했을 경우에도 가능합니다.

산정특례에서는 이런 중증질환 외에도 중증난치성질환, 희귀 질환자 그리고 중증 치매환자까지도 90% 지원을 해주는데요. 중증 난치질환은 5년, 희귀 질환 같은 경우에는 1년 간 혜택을 주는데 이런 의문점이 생길 수도 있어요. 난치질환을 예로 들어보면 난치질환은 말 그대로 치료가 어렵다는 거잖아요? 5년 간만 혜택을 해준다고 하는데 그 이후 치료비는 모두 본인이 부담해야 하는 건가? 이런 부분이 궁금하실 수 있는데 이때는 연장 신청을 하시면 됩니다. 암, 뇌, 심장 질환 같은 경우에도 수술 후에 재수술을 하게 될 경우, 또다시 30일 간 산정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재난적 의료비와는 다르게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는 제외한다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아쉬운 점이 있는 만큼 중복 보상이 가능하다는 점이 있는데요. 재난적 의료비는 실손이나 민간 보험에 같이 중복으로 받게 되면 이걸 빼고 줬잖아요? 산정특례 제도는 그런 것이 없이 내가 암보험을 5천만 원 또는 1억 원 가입했다면 암보험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보험이 있는 분들도 중복으로 보장받을 수 있고 치료비 90% 이상을 보조해 주니 우리나라의 의료 복지제도가 참 잘 돼 있다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됩니다. 

본인부담 상한제   

세 번째는 본인부담 상한제입니다. 본인부담 상한제가 뭐냐 하면 의료보험 공단에서 건강보험료를 내는 전제의료보험 급여 대상자들을 1 분위부터 10 분위까지로 나눕니다. 여기서 1 분위에 있는 분들은 의료보험료를 가장 적게 내는 분들이고 10 분위에 있는 분들은 가장 많이 내는 분들이에요. 이 사람들의 분위에 따라서 연간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걸어놓은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본인이 몇 분위에 해당하는지 모르는 분들도 아마 많으실 텐데요. 만약 내가 이번 연도에 병원을 정말 많이 다녔고 의료비로 지출이 정말 많아서 여기에 적혀있는 금액을 초과하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예를 들어 내가 만약 소득 2~3 분위에 해당된다고 했을 때 2023년 기준으로 120일 이하 병원을 다녔다면 108만 원이 내가 내는 급여항목의 의료비 상한액이에요. 그런데 본인이 병원에다가 급여항목만 200만 원 지출했다고 가정했을 때 108만 원을 빼면 92만 원이죠. 이 92만 원을 국민건강보험 공단에서 돌려준다는 것이 상한제입니다. 대신 병원에서 바로 돌려주는 게 아니고 전년도 것을 모두 합산해서 그다음 해에 돌려주게 됩니다. 보통은 우편으로 오지만 요즘은 문자나 알림톡으로 오기도 하고 거기 내용을 보면 병원비를 많이 쓰셔서 본인부담 상한액을 초과했습니다. 내신 것을 돌려 드릴 테니까 계좌번호 불러주세요.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돈을 더 달라는 얘기가 아니라 돈을 준다는 얘기니까 놀라거나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본인부담 상한제 역시 실손이나 암보험이 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정상적으로 지급됩니다. 여기까지 보험이 없더라도 활용할 수 있는 공적 제도 3가지에 대해 알려드렸습니다.

본인부담상한액 기준                                                                                           출처: 국민건강보험 정책센터_본인부담 상한제
연도 요양병원
입원일수
연평균 보험료 분위(저소득>>고소득)
1분위 2~3분위 4~5분위 6~7분위 8분위 9분위 10분위
2022년 120일 이하 83만원 103만원 155만원 289만원 360만원 443만원 596만원
  120일 초과 128만원 160만원 217만원
2023년 120일 이하 87만원 108만원 162만원 303만원 414만원 497만원 780만원
  120일 초과 134만원 168만원 227만원 375만원 538만원 647만원 1,014만원

마무리

내가 소득이 엄청나게 많다거나 치료 내용이 비급여라거나 이런 경우에는 일부 제외될 수도 있긴 하지만 보험도 없고 소득도 많지 않은 분들께 작지 않은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의료비 지원사업에서는 다빈치 로봇수술 같은 신의료 수술, 이런 걸 제외하는데요. 요즘 암 같은 경우 회복이 빠른 다빈치 로봇수술이 많이 시행된다고 하는데 문제는 이 수술이 돈이 많이 드는 비급여 항목이라는 거죠. 또한 다른 지자체나 기관으로부터 지원금이 있다면 중복지급이 안되고 차감하는 부분도 있고 나머지 두 가지인 산정특례 제도와 본인부담 상한제에서는 비급여 항목에 대해서 모두 제외하고 급여 항목에 대해서만 받게 됩니다. 사실, 이런 제도를 만들면서 작은 빈틈까지 없이 만드는 것이 여러 요소를 생각해 보면 상당히 힘들 거라고 예상이 되는데요. 그래서 앞서 말씀드렸듯이 실비나 적당한 종합보험 정도는 필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혹시 중대 질환이 발생한다면 비급여 치료에 대해서는 보장이 없거나 줄어들 수도 있고, 또 우리에게 필요한 돈은 치료비가 다가 아니잖아요. 본인과 가족의 생활비, 대출금, 할부금, 세금 등 지출금이 많이 발생하게 됩니다. 치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제활동을 그만두는 순간, 경제력 상실이 눈앞에 다가오고 이에 대한 리스크 역시 절대 무시할 수 없을 겁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적어도 정말 실비보험과 암, 뇌, 심장 이 3대 질환에 대한 보장은 꼭 준비하셔야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단, 주의하실 점은 아무 곳이나 가입해도 되는 것은 아니고 여러 회사 중에 저렴한 곳을 비교해 보고 본인을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곳을 골라서 가입하셔야 합니다. 여러 조건이 있겠으나 동일 조건에서 회사마다 가격 차이가 있어서 1~2만 원만 차이가 나도 20년 치의 납입금을 전부 환산하면 240~480만 원의 가격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왕 가입하실 때 가격도 저렴하고 실속 있는 보험 설계를 하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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